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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영화 추천 1 : 순정만화 같은 영화 ‘와니와 준하’

by 또보라 2025. 1. 21.

안녕하세요, 또 보라입니다. 오늘은 2001년 개봉한 영화 '와니와 준하'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이 영화는 개봉 당시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게 된 숨은 명작입니다. 김희선, 주진모, 조승우, 최강희 등 지금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들의 풋풋했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특별 하지만 영화의 매력은 그것뿐만이 아닙니다. 섬세한 감정선과 일상 속에서 펼쳐지는 복잡한 인간관계를 그린 이 영화는, 마치 한 편의 순정만화를 보는 듯한 섬세한 감성으로 가득합니다. 김용균 감독의 섬세한 연출은 등장인물들의 미묘한 감정 변화를 놓치지 않고 포착해 내며, 춘천의 아름다운 풍경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장면들을 만들어냈습니다. 이런 특별한 매력을 가진 영화. 함께 들여다보면서, 그 시절 우리의 첫사랑을 떠올려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출처 : '와니와준하' 공식 포스터

 

26세의 와니는 6년 경력의 동화부 애니메이터입니다. 성공보다는 일 자체를 사랑하는 와니는 원화부로 옮기는 문제를 망설이고 있습니다. 그녀를 사랑하는 27세의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 준하는 춘천에 있는 와니의 집에서 지내면서, 첫 장편 시나리오 작업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내성적이고 말수가 적은 와니는 얼핏 차가워 보이지만 속 깊고 여린 성격입니다. 뭔가에 열중하면 일상엔 서툴러지곤 합니다. 낭만적이고 장난기가 많지만 속 깊은 면이 매력인 준하는 그런 와니를 챙겨주면서 그녀 곁에 머물고 있습니다. 와니의 집 2층에는 잠겨진 방이 하나 있습니다. 그녀의 이복동생이자 첫사랑이었던 영민의 방입니다. 사랑을 깨닫는 순간 이별을 시작해야만 했었던 아픈 첫사랑을 와니는 차마 정리하지 못한 채 그렇게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영민의 귀국 소식이 전해져 오고 영민에 대한 외사랑에 마음을 태웠던 소양이 그 집에 찾아오면서 추억의 문도 열리고 맙니다. 예기치 못한 순간, 첫사랑의 편린이 와니의 일상에 파고들고, 추억의 애틋함이 일으키는 그녀 마음의 미세한 파장을 이제 준하도 감지하게 됩니다. 와니는 과거의 아픈 기억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녀는 이복동생인 영민과 금지된 사랑을 했었고, 그로 인해 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비밀을 안고 있습니다. 이런 와니의 비밀을 준하는 알고 있지만, 그녀에게 말해달라고 재촉하지 않습니다. 늘 곁에서 지키고 있을 뿐입니다. 그렇다 보니 준하는 와니와 크게 다툴 일도 많지 않습니다. 영민이 귀국한다는 소식을 전해 들으면서부터 와니에게 변화가 생깁니다. 어딘가 불안해하고 가끔씩 넋이 나간 듯하고 준하를 대하는 태도도 서먹서먹해집니다. 와니와 준하는 잠시 헤어지지만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조심스럽게 다시 만납니다. 과거의 아픔을 혼자 앓고 살아가던 와니가 다시 세상으로 나오게 되는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기본 정보
  • 장르: 멜로/로맨스, 드라마
  • 감독: 김용균
  • 각본: 김용균, 서신혜, 서용호, 윤순용
  • 출연: 김희선, 주진모, 조승우, 최강희 외
  • 개봉: 2001년 11월 23일
  • 러닝타임: 114분
  • 상영 등급: 15세 관람가
  • 스트리밍: NETFLIX

 


순정만화 같은 섬세한 감성과 영상미

영화는 마치 한 편의 순정만화를 보는 듯한 섬세한 감성적인 연출이 가득한 작품입니다. 한걸음 늦게 움직이는 김용균 감독의 카메라는 그 시차를 이용해 주변 풍경을 인물들의 감정 위에 오버랩시키거나 오랫동안 정지시켰다가 천천히 원경으로 빠져나오는 연출로 전체적인 분위기를 더욱 아름답게 만들고, 섬세한 연출은 등장인물들의 미묘한 감정 변화를 놓치지 않고 포착해 냈습니다. 특히 와니의 내면에 잠재된 슬픔의 근원을 드러내는 장면들은 가슴 아픈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준하가 떠난 뒤 홀로 남은 와니가 냉장고에 붙은 포스트잇을 보면서 오열하는 장면에서 관객들은 와니의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슬픔을 함께 공감했습니다. 또한 춘천의 아름다운 풍경과 어우러진 한 폭의 그림 같은 영상미는 섬세한 감정선을 더욱 돋보이게 하며 감미로운 OST와 함께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90년대 감성의 정수와 시대를 앞서간 소재

'와니와 준하'는 90년대 한국 멜로영화의 풍성했던 느낌을 고스란히 담아내면서도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당시 20대들의 쿨한 정서를 바탕으로 그들의 사랑, 일, 성장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지금 보면 조금은 낯설지만, 그래서 더욱 특별하게 다가오는 그 시절의 로맨스를 만날 수 있는 영화로 동성애, 결혼을 전제로 하지 않은 동거, 변형 가족 등 당시로서는 꽤나 파격적인 소재들을 자연스럽게 다루고 있습니다. 이런 요소들이 영화에 특별한 깊이를 더해주고, 지금 봐도 충분히 현대적인 느낌을 줍니다. 특히 준하라는 캐릭터는 당시 한국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마초적인 남성상과는 거리가 먼 오히려 여성과 동등한 위치에 있거나 보호받는 위치에 있는 남성 캐릭터로, 당시 여성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개봉 당시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 영화가 다시 사랑받는 이유는 섬세한 감정 표현과 아름다운 영상미, 그리고 시대를 앞서간 소재 때문일 것입니다. 또한 김희선, 주진모, 조승우, 최강희 등 지금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들의 풋풋했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도 이 영화의 매력 중 하나입니다.

이 영화는 풋풋했던 그래서 가슴 아린 첫사랑의 추억을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우리 마음에 잔잔한 여운을 선사할 영화 '와니와 준하'와 함께 달콤 쌉싸름한 첫사랑의 추억 속으로 빠져보는 건 어떨까요?